아날로그의 손맛을 전해 주는 튜너
매그넘 다이나랩 사는 캐나다의 중견 오디오 업체로 오랫동안 하이엔드 튜너를 전문적으로 생산해 오고 있다. 근래에는 리시버 타입의 MD208이나
인티형 MD308 앰프도 생산하지만 주력 제품은 역시 튜너라 할 수 있다. 지금은 생산이 중단되고 MD102라는 모델로 바뀌었지만 에튜드(Etude)라는
모델이 국내에 소개되어 상당히 인기가 있었으며 요즘도 중고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사실 튜너를 통해서 듣는 음질이 CD나 LP의 그것을 능가하지는 않는다. 그래서인지 오디오 매니아 중에는 고가의 하이엔드 앰프나 스피커를
고집하면서도 튜너는 저급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을 감상하면서 음반에 대한 정보를 잡지에서 얻기도 하지만 필자는 대부분 FM 방송을
통해서 얻고 있다. 요즘은 귀한 음악이나 신보는 방송에서 먼저 접할 수 있어 그만큼 FM 방송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리뷰 제품인 MD90은 동사의 하이엔드 튜너 중 엔트리 모델이라 할 수 있다. MD108을 선두로 하여 다섯 종류의 FM 전용 튜너가
있는데 MD90은 그중 막내격이다. 홈페이지를 보면 단종된 FT101A를 계승한 모델이라고 하는데 디자인 컨셉은 거의 같으며 오히려 앞면
스위치가 단순해져 조작의 편의성이 더 향상되었다. 아날로그 튜너답게 두 개의 시그널 미터와 튜닝 미터 하나가 패널 가운데 있고, 왼쪽에는
Mode, IF Band, Mute 스위치, 그리고 끝에는 파워 스위치가 있으며, 오른쪽에는 대형 튜닝 노브가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아날로그 사운드를 즐기는 애호가라면 호감을 가질 만큼 우아하고 품위가 느껴지는, 다소 고전적인 모양이다. 메커니즘 면에서는 신호의 입력단에
MosFET를 채용, 3단계의 정확하고 정밀한 증폭이 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리뷰 기간 동안 다양한 음악 소스들을 접해 보았다. 튜너에 어떤 장르의 음악재생이 적합하다는 말을 할 수는 없지만 각 소스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면서도 볼륨을 올려서 들었을 때 노이즈는 거의 느낄 수 없었으며, 재생음이 상당히 섬세하면서 적극적이다. 특히 중역과
저역이 역동적이며 음의 해상도도 훌륭하다. 교향곡 같은 대편성곡에서는 스케일감이 우수하며 선이 다소 굵은 듯하면서도 넉넉한 음은 어떤 튜너에
비할 바가 아니다. 팝음악도 다이내믹하게 표현할 줄 안다. 보이스 톤에서는 귀에 거슬리는 치찰음이 거의 없다. 반면에 좀더 따뜻한 음색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점은 아마도 입력 시그널의 정확한 증폭방식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선택사양으로 리모컨이 있지만 도톰한 노브를 돌리면서
세밀하게 튜닝되는 아날로그의 손맛을 느끼고자 하는 애호가라면 이것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조작이 간편한 얇은 디지털 튜너에 익숙한 유저에게
아날로그임을 강조하는 듯한 MD90은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그런 튜너가 아닌 고품위 사운드를 제공하는 완성도 높은, 관심을 가져
볼 만한 튜너이다.
수입원 : 케이원AV (02)761-6697
사용가능 감도 : 10.3dBf(모노), 11.2dBf(스테레오)
주파수 특성 : 20Hz-17kHz(-3dB)
채널 선택도 : 60-80dB
채널 분리도 : 50dB
S/N비 : 75dB
THD : 0.1%(모노), 0.18%(스테레오)
크기(WHD) : 48x11x33cm
무게 : 5.3kg
월간 오디오&홈시어터 2005년 4월호
